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줄고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각종 부동산 지수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천직할시와 세종시는 지역 전체에서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어온 전국 집값 하락세가 드디어 멈추고 반등 추세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집값 반등 vs 시기상조 논란 계속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일시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변화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고 보려면 거래량이 평상시 수준에 가깝게 충분히 늘어야 하는데 여전히 적은 상태다. 게다가 세계 경기 침체에 금리 인상, 국내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등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존 변수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만 추가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승 전환보다는 일시 반등으로 보합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인천 상승 전환, 세종은 2개월째 상승세
최근 인천 지역 아파트 가격이 16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15일 인천 아파트 지수가 0.03% 오르며, 지난해 1월 24일 이후 16개월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이와 함께, 인천 계양구와 중구 아파트값이 0.13% 오르고, 연수구도 0.08% 뛰며 이들 지역이 인천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노원구와 동작구,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작구는 4월 10일 0.01% 상승, 서초구는 4월 17일 0.04% 상승, 노원구는 4월 24일 0.04% 상승, 강남구는 4월 24일 0.02% 상승한 뒤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종은 3월 20일 0.09% 상승한 뒤 2개월 째 상승세를 보이며, 두 달 동안 1.5% 정도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세종 아파트 가격은 선행 지수인가?
최근 5년간 집값 변동에 대해서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2021년까지 가격이 오르다가 2022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과 4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반등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참고하면 2015년부터 이어진 전국적인 집값 상승세에 이상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은 2021년 5월이다. 세종 아파트가 2021년 5월 17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규모는 0.10%로 소폭 하락했다. 이후 일시 상승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꾸준하게 하락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계속 상승해, 시장에서는 세종의 아파트 가격 하락을 세종시만의 특수성으로 해석하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대구시 아파트가 2021년 11월 15일에 하락하기 시작했다. 세종에 이은 두 번째 주요 지역 하락이다. 그리고 지난해 1월 3일에는 대전시 아파트가, 1월 24일에는 서울 아파트가, 1월 31일에는 경기도, 인천, 울산시 등으로 지역이 확대됐고, 8월 29일에 이르러 전국 모든 지역의 아파트 가격지수가 하락했다. 이후 전국 아파트 가격은 올해 3월 13일까지 하락세를 계속 이어갔다.
이번에도 변화의 시작을 보인 지역은 세종이었다.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가장 먼저 전환한 곳도 세종, 반대로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가장 먼저 바뀐 곳도 세종이다. 올해 3월 20일에 세종 아파트가 처음으로 매매가격지수 상승을 보이며 반등세를 나타냈다.
세종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매매가격지수가 낮은 지역이다. 그만큼 많이 하락했다가 오르고 있는 셈이다.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6월 28일 주의 값을 100으로 설정해 그때보다 오르면 지수가 100보다 높아지고, 내려가면 100보다 낮은 값을 나타낸다. 세종시는 2023년 3월 13일에 73.2로 최저값을 나타낸 뒤 꾸준히 상승해 5월 15일 기준 74.4까지 1.5%가량 올랐다.
세종 지역이 다른 지역에 선행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2021년 하락과 2023년 상승에서는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종은 거주하는 주민도 젊고, 새 아파트와 새 주택처럼 도시 전체가 상대적으로 젊어 다른 지역보다 변화가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집값 하락 불러”
과거 집값 변동은 앞으로의 집값을 예측하는데 좋은 참고자료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과 하락을 2008년 금융위기 전후에 나타난 집값 변동과 비교하곤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KDI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22년 주택시장을 금융위기(2007-10년) 시기와 비교하면 둘 간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몇 가지 양상이 나타난다.
우선 2020-21년과 금융위기(2007-08년상반기) 중 가격 상승기를 비교하면 두 시점 모두 서울을 중심으로 중위가격 이하 주택에 대한 매수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중위권에 해당하는 노원구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2007년 1월 대비 2008년 9월 46.6% 상승한 반면, 상위권에 해당하는 강남구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2007년 1월 대비 2008년 9월 0.1% 상승했다.
2020-21년에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지만 이때는 두 지역 간 차이가 줄고, 20-30대 매수 비중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노원구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2020년 1월 대비 2021년 12월 17.2% 상승했고, 강남구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2020년 1월 대비 2021년 12월 9.9% 상승했다. 30대 이하 서울 주택매수 비중은 2019년 28.8%에서 2020년 33.5%, 2021년 36.4%로 크게 올랐다.
특히 전세‧매매가격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2020-22년 수도권 아파트 전세‧매매가격 비율은 50~60%로 2007-08년 전세‧매매가격 비율 30~40% 수준보다 높았다.
2022년과 금융위기(2008하반기-09년) 중 가격 하락기 비교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금융위기 때 주택가격 하락은 소득충격과 주택공급확대로 시작했고,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전세‧매매 비율이 낮았던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장기화했다. 기준금리가 2008년 9월 5.25%에서 2009년 2월 2.0%까지 5개월 만에 3.25%포인트가 내렸다.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수도권에서는 매매가격이 2013년까지 하락이 이어졌다.
반면 2022년 주택가격 하락은 금리인상이 주된 촉발요인인 반면 실질소득 여건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2021년 월 0.5%였던 기준금리가 2022년 10월 3.0%로 2.5%포인트 올랐다. 금융위기 때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비수도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2022년에는 전국적으로 금리인상 영향을 받으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2021년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207%로 2008년과 2009년 각각 138%, 143%였던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금리상승에 따른 부채 부담이 크게 증가한 상태다. 또 금융위기 때는 평년보다 수도권 신규공급이 늘었으나 2023년에는 비수도권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오지윤 연구위원은 “현재(2022년 하반기) 주택시장은 금융위기 전후와 비교해 금리변동에 대한 위험이 더 높은 수준이지만 금융위기 때 나타났던 수도권 위주의 장기침체 가능성은 금융위기보다는 낮을 것”이라며 “주택가격은 2023년 상반기 중 하방압력이 우세하고, 이후는 거시경제 여건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97년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하락
수도권에 한정할 경우 금융위기 이전에 주택 가격이 급등했다가 금융위기로 급락했는데, 이를 급등에 따른 가격 조정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 변동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올해 나타나는 주택 가격 변동을 급등에 따른 가격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면 금융위기와 직접 비교도 가능해진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부동산원에서 제공하는 서울아파트에 대한 매매가격지수와 실거래가격지수를 금융위기(2007-13년)과 최근(2020-23년) 시기로 구분해 비교해봤다.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6월을 100으로, 실거래가격지수는 2017년 11월을 100으로 설정한 값이다.
금융위기 시기에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08년 9월에 81.6으로 최고값을, 2013년 8월에 72.5로 최저값을 기록했다. 이 지수를 비교하면 최고값은 최저값에 비해 12.6% 높다. 반면 최근 시기에는 2021년 12월에 104.4로 최고값을, 2023년 4월에 92.6으로 최저값을 나타냈다. 두 값을 비교하면 최고값이 최저값에 12.7% 높다. 매매가격지수만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금융위기 시기와 최근 같은 폭으로 하락했다고 볼 수 있다.
실거래가격지수는 매매가격지수와는 조금 달랐다. 금융위기 시기에 서울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2009년 9월에 84.7로 최고값을, 2008년 12월에 68.3으로 최저값을 기록했다. 이 지수를 비교하면 최고값은 최저값에 비해 24.0% 높다. 반면 최근 시기에는 2021년 10월에 188.1로 최고값을, 2022년 12월에 141.5로 최저값을 나타냈다. 두 값을 비교하면 최고값이 최저값에 32.9% 높다. 실거래가격지수만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금융위기 시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매매가격지수는 두 시기에 같은 변동폭을 보인 반면, 실거래가격지수는 두 시기 간 변동폭이 37%에 이를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서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실거래가는 훨씬 더 빨리 많이 움직이고 시세는 늦고 완만하다”며 “두 지수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어쩔 수 없는 지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참고해 실제 서울 강남과 강북 아파트 2곳 실거래가를 비교해봤다. 강북 지역인 서울 서대문구의 홍제원현대(84m2)은 금융위기 당시 2008년 3월에 5억2800만원으로 최고값을, 2011년 6월에 3억8000만원으로 최저값을 기록했다. 최고값이 최저값보다 38.9% 높다. 최근에는 2021년 9월에 11억5000만원으로 최고값을, 올해 2월에 7억5000만원으로 최저값을 나타냈다. 최고값이 최저값보다 53.3% 높다. 이 아파트는 금융위기 때보다 최근에 더 많은 폭으로 하락했다.
강남 지역인 서울 서초구의 래미안퍼스티지(84m2)은 금융위기 당시 2011년 9월에 16억4200만원으로 최고값을, 2014년 1월에 12억3000만원으로 최저값을 기록했다. 최고값이 최저값보다 33.5% 높다. 최근에는 2022년 5월에 39억원으로 최고값을, 올해 1월에 30억원으로 최저값을 나타냈다. 최고값이 최저값보다 30.0% 높다. 이 아파트는 금융위기 때보다 최근에 더 적은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상승 전환은 무리 vs 기준 금리 내리면 전환도 가능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 동향에 대해서 극심한 거래 침체기를 벗어났지만 집값 상승 전환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진단한다. 거시경제 악화와 소득 정체, 미분양 증가, PF 위기 등 악재가 여전히 많은 데다 대규모 전세사기 발생 등으로 임대차시장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해 “(부동산 가격) 급락의 가능성은 사라진 것 같다”며 “안정화 구도 속에서 안정적인 하락 방향(장기 하락)으로 갈지, 반등으로 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크게 늘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올 1분기 전국 누적 주택거래량은 20만4917건으로 최근 5년 평균 40만8096건과 비교하면 50.2%로 절반을 조금 넘는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2만980건으로 5년 평균 3만2992건보다 36%가량 적다.
하지만 앞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서울 아파트만 보면 이미 금융위기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전문가는 “금융위기 때보다 국내외 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집값의 상승 추세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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