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여겨지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상장이 다가오면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으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시작된 가운데 ARM이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국내외 주요 반도체 종목의 밸류에이션 확대에 긍정적일 것이란 증권가 전망이 나온다.
ARM 성공적 상장 여부 관심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외신 등에 따르면 ARM은 지난 24일 9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다. ARM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의 강자로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AP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암의 점유율은 90%에 이를 정도로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인 기업이다.
ARM의 예상 시가총액은 600억달러에서 700억달러(약 80조~94조원)로 올해 상장 종목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밸류에이션은 지난 3월 결산 기준 ARM의 2023회계연도 매출 26억7000만 달러의 22~26배로 다소 부담스럽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급 혹은 그 이상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준인 만큼 성장성과 수익성이 담보된 것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ARM의 흥행 포인트는 IP 점유율 확대 여부가 될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다. 모바일에서 PC, 서버 등으로 애플리케이션이 확장일로에 있는데다 향후 XR 디바이스와 AI로 고도화될 스마트폰 AP 칩셋 가격 상승으로 인한 로열티 수익도 긍정적이다.
불안 요인도 있다. 정체구간에 들어선 스마트폰 시장과 RISC-V 등 대체 신기술의 급성장, ARM의 매출 비중의 24.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ARM 차이나 리스크 등이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로 인한 위험성이 여전한 만큼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ARM IPO 흥행의 바로미터는 앵커투자자 참여 여부다. 2016년 ARM을 320억달러(약 43조원)에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IPO 흥행과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애플과 엔비디아 인텔, 아마존,삼성전자(005930), TSMC 등과 참여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ARM인 만큼 협력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RM 상장의 최대 관심사는 밸류에이션의 적정 여부가 될 것”이라면서도 “ARM의 상장이 침체됐던 나스닥 IPO 시장에 활기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편입 시 추종 ETF 구성 종목 리밸런싱 및 국내외 반도체 종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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