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5일 경기 평택시 SRT 평택지제역 인근에 3만3천호 규모의 신도시급 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평택지제역 서편에 435만㎡, 여의도 1.5배 규모 부지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맞물려 있는 곳입니다. 경기 용인과 화성, 평택시를 연결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확장하면서 양질의 배후 주거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택지 지정의 이유라고 국토교통부는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좌측으로 이미 5만 4,000가구 규모 고덕국제신도시가 건설 중이고, 반대편으로는 평택브레인시티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 도시개발지역까지 모두 합치면 평택지제역 주변에 10만 가구가 넘는 주거지가 들어서게 돼 동탄에 버금가는 경기남부의 중심지가 될 발판이 마련됐다고 주민들은 들떠 있습니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 중심지와의 거리가 만만치 않은 점이 변수입니다. 서울시청 기준 평택지제역까지 약 61km로, 동탄역보다도 20km 가량 멉니다. 우수한 인재가 지역에 정착하려면 결혼 이후에도 거주가 가능해야 하는데, 배우자 직장이 같은 지역일 것이란 보장이 없어서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광역 교통은 필수입니다. 동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지인의 말을 들어보면 광역급행버스(M-Bus) 정류장이 멀지 않음에도 체력적인 부담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평택지제역에서 서울 수서역으로 가는 고속열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론 약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에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신규택지 조성으로 교통 수요를 확보해 GTX-A와 C노선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GTX 노선의 평택 연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기도 해 지역은 술렁이는 분위기입니다.
신도시 개발에서 GTX는 최근 ‘단골 중의 단골’ 교통대책입니다. 서울 주변은 대부분 개발돼 외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서울 진입 시간을 줄이려면 지상보다 지하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급행철도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교통망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3기신도시인 창릉신도시에는 GTX-A가, 왕숙에는 B노선이, 대장지구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가 계획돼 있습니다.
문제는 GTX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겁니다. 가장 먼저 추진돼 올해 개통 예정이었던 GTX-A도 민자구간인 파주운정~삼성 구간(46.0㎞)은 60%, 재정노선인 삼성~동탄(39.5㎞)은 70%선의 공정률을 기록 중입니다. 수서~동탄 구간은 내년 상반기, 파주운정~서울역 구간은 내년 하반기 등 순차 개통하겠다고 하는데 공정률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요금도 문제여서 지난해 발표된 경기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일산킨텍스에서 삼성역까지의 요금은 4,350원으로, 지하철 요금보다 대략 2.4배 비쌉니다. 왕복하면 1만 원에 육박합니다. GTX-B와 C 노선은 착공도 안했습니다.
정부는 신도시 입주에 맞춰 교통대책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매번 지키지 못해 원성을 샀습니다. 누구도 아직 ‘타보지’ 못 한 GTX로 “충분해! 사업도 잘 될거야” 편하게 마음 먹었다간 이번에도 뭇매를 맞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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